당그니의 일본표류기


일본에서 연애란 자연스럽게 성관계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지방에서 대도시로 모인 일본 젊은이들은 대부분 혼자 살고, 작지만 각자의 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누군가를 사귀게 되면 자연스럽게 서로의 방으로 놀러가게 되고, 밤 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이다가 그냥 그 집에 눌러서 자기도 하면서 동거로 이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작년 일본 드라마 히트작 '라스트 프렌즈'를 봐도, 일본 젊은이들의 생활상을 쉽게 엿볼 수 있다. 주인공인 '미치루(나가사와 마사미)'는 집으로 남자를 불러오는 엄마와의 생활에 염증을 느끼면서 남자친구인 '소스케'의 집으로 이사하겠다고 엄마에게 당당하게 이야기를 한다. 둘은 결혼식이나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한 집에서 살 게 된다.

예전 회사 일본인 동료도 누군가 사귀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몇 달뒤에 물어보면 자연스럽게 상대와 잤다는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한다. 동거는 그냥 이들 연애의 자연스러운 하나의 과정인 것이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일본에서 속도위반 결혼은 흔한 일이다.
며칠 전 일본의 인기 개그맨 '마츠모토'가 19살 연하의 전 기상캐스터와 '속도위반 결혼'발표를 해서 일본사회를 뒤집어 놓았고, 그 외의 일본의 숱한 연예인 커플도 속도위반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다. 부와 인기를 누리는 연예인들이 아이가 생겨도 생활에 별다른 지장이 없지만, 일반인들은 다르다.

가까운 일본인 친구들에게 '아이'가 생겨도 좋냐고 물어보면 그건 또 아니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콘돔은 '피임'의 최전선 역할을 하는데, 최근 일본에서 '콘돔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고 한다.

콘돔 판매량이 피크에 달했던 시절과 비교해보면 그 수가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후생노동성 발표에 의하면 콘돔생산량은 1997년 약 12억 3661만개를 피크로 감소가 계속되어, 2006년에는 약 5억1968만개까지 격감했다고 한다. 이에 콘돔 제조 판매를 하는 메이커도 현재 8개사로 줄어들었고, 이런 감소 경향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콘돔 판매가 주는 이유는 뭘까.

ZAKZAK에 따르면 첫번째로 젊은이들의 성관계 횟수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또한  성관계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성인물이 넘쳐나는 일본에서 젊은이들의 성관계 횟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다소 황당한 이야기로 들릴 지 모르지만, 일본에서 살다 보면 정말 연애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꽤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콘돔이 필요한 횟수가 주는데, 콘돔 판매량이 줄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두번째 분석은 '콘돔'없이 성관계를 하는 장면을 판매포인트로 삼는 성인물(AV 비디오)의 범람과 그런 유흥업소의 영향이라는 것이다. 즉 이런 성인물을 즐기는 일본 젊은이들은 제대로 된 성지식을 갖추기 보다 자신들이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모방함으로써 콘돔을 사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 가부키쵸, 유흥업소 소개 집

이렇게 피임에 무지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낙태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는데, 일본사회에서 '낙태'는 어떤 취급을 받을까.

낙태는 일본에서도 엄연히 범죄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수술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일본에서 낙태는 쉽게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인 지인 S씨에게 물어보니 '고등학교때 학교 친구가 여자친구를 임신시켜서 수술비를 친구들끼리 모아서 전해준 적도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법적으로는 불법이지만, 암암리에 수술을 받고 있다. 인터넷상에서도 '낙태를 시킨 경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하는 지 물어보는 질문을 검색만 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점을 보면 한국이나 일본이나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피임약 복용은 어떨까.
일본에서는 60년대부터 피임약 복용을 하나의 피임수단으로 사용해왔으며, 일본어로 '피르'라고 부른다. 이 피임약 복용은 가장 안전한 피임방법으로 인식되어 이 피르를 복용하는 것은 다른 피임방법 중에서 성공률이 가장 높고, 정확히 복용시 실패율이 1%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피임약 복용과 별개로 일본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최근에는 콘돔 쓰는것이 줄어들면서 성병 감염자수가 느는 등 임신보다 성병 전염이 사회적 문제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유명 배우들이 HIV 검사 캠페인에 나섰으며 유명 AV 배우들이 직접 콘돔을 나눠주는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거나 좋아하는 것만을 즐기는 것은 아니다. 성인이 되면서 만나게 될 성과 임신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갖추는 일은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정일지도 모른다. 



Posted by 당그니
일본은 최근 이슈는?/사회 l 2009.05.2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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