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의 일본표류기



"이렇게 모아서 엄마,아빠 뚜껑 없는 차 사줄 거에요."

딸아이는 심부름을 하고 나서 받은 10엔을 차곡차곡 저금통에 넣는다. 그리고 돈을 많이 모으고 나면 '뚜껑 없는 차' 즉, 스포츠카를 우리에게 선물하겠단다.

평소 그렇게 말하면서 동전을 모으던 딸이 그제 저금통을 깼다. 내 생일 선물을 사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어제 아침 딸에게 선물을 받았다. 열쇠고리를 달 수 있는 동전지갑. 아내 말에 의하면 딸 아이의 저금통에서 나온 금액은 총 900엔이 조금 넘었는데, 500엔짜리 동전 하나와 나머지는 전부 10엔짜리였다고 한다. 10엔짜리가 40개를 넘었다는 이야기다.



지난달 8월 딸 생일 때, 나는 '마루 밑 아리에티' 영화가 네 생일 선물이라고 하면서 애니메이션 한 편으로 대충 때웠는데, 딸은 아빠 선물을 위해 꼬박 모은 저금통을 깼다. 괜시리 미안해진다.

그런데 나는 사실 딸에게 받는 선물 보다 직접 쓴 편지가 더 마음에 와닿는다. 아직까지 삐뚤삐뚤한 글씨하며, 맞춤법 틀린 것이 아이다움을 느끼게 해주고, 무엇 보다 정성이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작년 내 생일때 건네준 카드와 비교해보면 1년간 한글을 많이 깨쳤음을 알게 된다.

<딸아이의 생일카드 1년전과 비교해보니>


- 2010년 올해 딸의 생일 편지. 저가 제돈은로(?)^^;; <- 아직 틀린 곳도 있으나, 영어도 들어가 있다.



- 작년 2009년 생일 카드는 '밥을 사주니 고맙다'는 이야기만 적혀있다. 1년간 수준차이가 많이 벌어졌다.


무릇 선물이 마음을 담아 전달하는 물건이라고 했을 때, 딸 아이가 1년간 모은 전재산을 털어 사준 동전지갑은 몇억 가는 스포츠카 보다 더 값지다.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 일년간 꼬박 모은 돈이 훨씬 더 많을지 모르지만, 그때는 자기 앞가림하느라 적어도 내게 전재산을 털어서 무언가를 사주지는 못할 테니까.


- 오른쪽이 딸이 준 동전지갑 선물



- 아내가 만들어준 케이크/ 딸이 합심해서 만들었다고 어필




관련글:

2009 딸이 준 생일카드 "아빠는 제게 밥을 사주니 고맙습니다"




* 히라가나 부터 기초문법, 일본어 한자, 현지회화, 스터디 까지

->당그니의 좌충우돌 일본어    

 





Posted by 당그니
인생의 갈림길에서/아이,나의 흑백필름 l 2010.09.04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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