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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정말 몰랐을까

dangunee 2006. 10. 14. 00:46
1.
정지영 대리 번역 논란이 한창이다.

정지영은 과연 몰랐을까.

난 사실 정지영이 누군지 잘 모른다.  내 한국사회 시계는 2000년 10월로 정지되어 있다.
게다가 한국에 들어와서도 텔레비젼은 거의 안본다.
혹시 안다고 한다면 '남부군'의 감독 정지영일것이다.


2.
세상의 모든 일이 보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삶은 가끔 엉뚱한데서 사고를 일으키고 잘 흐르던 물도 이상한 시궁창으로 흐르는 법이니

올해 두권정도 출간을 앞둔 사람의 입장으로서
책을 만든다는 것은 경험을 파는 것이요, 자기의 정서, 마음을 파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하나의 상품으로 세상에 떠나갈때,
저자의 입장은 참으로 복잡할 수 밖에 없다.

책이란 무릇 밀리언 셀러가 되어서 경제적으로도 다른 일을 구하지 않고 창작에 전념하거나 전업작가로 충분히 생활을 영위하게 된다면야 참으로 행복하겠지만, 그리 간단하게 세상이 구성되어 있지 않는바, 어떤식으로든 마케팅이 개입할 수밖 에 없다.

이 지점에서 과연 저자와 출판사, 번역가는 어느만큼 얼만큼 타협하느냐 문제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100인데 실제 책을 내기 위해서 난이도를 낮춘다거나, 혹은 더 많이 팔기 위해서 쉽게 쓴다거나 혹은 출간 일정에 쫒게 80정도 밖에 채워넣지 못한다고 해도 그것은 어쩔 수없다고 본다.
그렇지만 책이 완성상태와 별개로 한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고뇌하는 창작자와 편집자의 땀방울은 결코 가벼운 무게는 아닌 것이다.

2.
정지영 논란에 대해서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원 번역자의 항변과 별개로 부아가 치밀었다.

아나운서라는 명성으로 이름을 빌려준 것 까지는 이해를 하겠다.
왜?
관행이니까
그런데 팬싸인회는 뭔가.

그것은 1년내내 한권 써서 몇백만원 벌지 못하는 창작자에 대한 모독이요, 매절로 자신의 모든 수고를 넘겨버린 원 번역자에 대한 모독이다.

3.
자신이 하지 않은 것을 했다고 책에 낸것까지는 이해하겠지만
거기에 한술 더떠서 오히려 자신의 지위를 높이는 이용한 작태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일으키는 것이다

이중번역
개나 줘라.

세상 그렇게 쉽게 살 수 있다면, 그래서 100만부 저작의 엄청난 인세를 챙길만한 검은 손을 가지고 있다면
네티즌들의 독설의 성배도 과감하게 들이마실 수 있는 '깡' 정도는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

대체 세상 사는 멋이라는 하는 없는 인간들이 넘쳐나는 세상이
이곳은 온통 환금성으로 가득찬 아파트에,
인터넷은 얼짱에 환장한 기사로 도배한 이 세계가 나는 구토가 나올 것만 같다.

한권의 책이 나오기 까지 뜬눈으로 밤새는 무수한 창작자와 편집자와 그것을 기다리는 독자의 설레임을 생각한다면....
이런 논란 자체가 어찌보면 슬프고도 슬픈 일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