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렌즈속 일본

전여옥 패소 판결, 유재순씨 19년만에 글로 밝힌 심경!

dangunee 2010. 1. 17. 23:52



 

 


오늘 밤새 '일본은 없다'를 읽었습니다. 이 책을 다시 읽는 것도 10년만이군요.

91년 르포작가 유재순 씨는 중앙일보 문화부에 근무하는 친구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KBS 기자로 있는 후배가 도쿄특파원으로 가니 사람도 좀 소개시켜주고 돌봐주라.’라는 부탁과 함께 전여옥 씨를 소개받게 됩니다.

유재순 씨는 그녀에게 자신이 10년 동안 쌓아온 일본 내 인맥 소개는 물론이고 취재 원고, 아이디어 등을 별 의심 없이 보여주고 빌려줬습니다. 왜냐하면 유재순 씨는 글을 쓰는 르포라이터였고, 전여옥 씨는 입으로 방송하는 방송국 기자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유재순 씨는 전여옥 씨를 친구라고 믿었기 때문이지요.

93년 가을 전여옥 씨는 2년 반의 특파원 생활을 끝내고, 한국으로 귀국한지  3개월 만에 '일본은 없다'를 펴냅니다. 

2006년부터 일본에 관한 책을 펴내오고 있는 저로서는 초기 '기획'없이 단 3개월만에 책을 쓸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편집, 교정 등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는 곧, 귀국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를 했다는 것이지요. 물론 그 책을 펴낸다는 이야기를 유재순 씨는 출간될 때까지도 한번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93년 초겨울 전여옥 씨가 펴낸 '일본은 없다'는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한국 사회에 일본은 없다, 있다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전여옥 씨는 '처녀작'인 이 책 한권으로 일약 한국 사회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인물로 떠오릅니다.

그리고 나서 일본 한인, 유학생 사회에서 파다하게 퍼진 표절 소문. 유재순 씨가 출간하려고 했던 원고의 대부분이 일본은 없다에 도용당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심지어 유재순 씨 지인은 이런 말을 그에게 합니다.

“야, 근데 니 책 내용이 왜 그 애 책에 다 나오니?”

그렇게 표절 논란은 세월에 휩쓸려 그렇고 그런 이야기로만 남은 채 10년이 흐릅니다.

전여옥 씨는 그동안 몇권의 책을 냈고, 넌픽션 작가에서 국회의원으로 화려하게 데뷔를 했고, 의원이라는 레테르를 통해 한국사회에서 가장 힘이 있다는 정당의 대변인으로 성장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인물이 된 것이죠.

2004년, 전여옥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표절의혹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책은 10년 전 내 경험으로 직접 쓴 책이다. 일본에 대해서는 유재순 씨 밖에 못 쓰나. 이제는 내가 공인이고, 공당에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하겠다. 그 분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증거가 다 있다. 특히 요즘 들어서 이 문제가 아주 증폭되고 있다. 그 배경이 어디인지 생각하고 있다.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기사가 나간 뒤 그 동안 침묵하던 유재순 씨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감옥갈 각오로 표절 진상 밝혀낼 것"이라는 내용으로 표절의혹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그 기사를 계기로 전여옥 의원은 보란듯이 유재순 씨를 포함한 5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각 1억씩 5억의 민사재판을 겁니다.

그리고 1심에서 재판부는 표절이 인정된다면서 패소 판결을 내립니다.

전 의원은 노무현 정권이었기때문에 이런 판결이 났고,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며, 항소심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 1월 13일 또다시 패소했습니다.



이로써 전여옥 의원이 출세작 '일본은 없다'를 표절했다는 것이 명백하게 밝혀졌습니다.

유재순 씨가 전여옥 의원을 만난지 19년.

항소심을 끝낸 뒤 유재순 씨는 직접 12시간을 들여 그동안 가슴속에 묵혀두었던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전여옥과 만난 후, 19년간 묵혀두었던 이야기를 풀다.

이 글에는 왜 유재순 씨가 왜 표절을 당할 수 밖에 없었는지, 그러면서도 왜 항의를 못했고 안했는지, 도용당한 피해자가 오히려 피고의 신분으로 재판정에 설 수 밖에 없던 과정과 그 과정에서조차 어떤 모욕을 받았는지가 낱낱이 들어있습니다.

'일본은 없다'가 출간된지 17년.

한 아이가 태어나서 고등학생이 될 법한 기간 동안 일어난 일입니다.

전여옥 의원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오늘의 그를 있게 한 '일본은 없다' 표절 진상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으신 분들께 일독을 권합니다.

전여옥과 만난 후, 19년간 묵혀두었던 이야기를 풀다.


* <전 의원> 1심 패소 관련 기사

* 히라가나 부터 기초문법, 현지회화까지

->당그니의 좌충우돌 일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