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이모저모

[장음이야기2] 집 빌리는데 부모가 왜 반대를 해? : 오야/오오야

dangunee 2005. 7. 30. 17:53

1.

 아이가 태어나기 직전 우리는 급하게 이사할 곳을 찾았다.

 다행히 한국인 유학생이 살던 2층집으로 결정이 났고, 게다가 레이낑(이사할때 주인에게 사례비를 주는 것)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너무 좋았다.

 1층에 살아서 그런지, 햇살도 안들고, 답답했는데 2층은 우리에게 꿈만 같았다.

 게다가 집 주인이 재일교포였다.

 개인 택시 기사였는데, 유학생들은 돈이 없다며 지금 살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이사할때 드는 많은 비용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그 집을 관리하는 부동산에서 태글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그곳에 살고 있는 유학생과 직접 거래를 하다보니, 중개료를 거의 못받게 되어서 그런지, 사사건건 딴지를 놓더니, 결국, 주인아저씨 맘까지 돌려놓고 말았다.

 

 결국 우리는 그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우리가 집주인 아저씨에게 들은 이유는 한가지

 '아이때문에 시끄러워서 다른 집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

 

 나도 안다. 그게 진짜 이유가 아니라는 것을

 

 그렇게 실망을 하면서 돌아오는 길에 일본인 '보증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가 얼마전에 미리 전화를 해서 새로 집을 구하게 되었으니, 다시 한번 보증을 서달라고 이야기를 해둔 터였다.

 

  "모시모시, 아 김상, 내가 보증을 언제 서면 되죠?"

  "아...안녕하세요....그..그게요"

  "네..뭐 문제라도 있나요"

  "저...사실은 집주인이 결국 반대를 했습니다"

  "네?? 부모님이 집 계약하는 것을 반대했다구요?"

  "아...."

 

 

2.

  자..왜 이런 상황이 일어났는지 잠깐만 보면,

  일본어로 부모는 오야붕 할때 오야(親)

  그럼 집주인은 뭘까 오오야(大家)

   즉, 나는 '오오야'를 급한김에 '오야'로 발음해 해버린 것이고, 상대편은 왜 집을 빌리는데, 부모가 반대를 하는지 이해를 못한 것이다.

 

  이렇게, 오오야/ 오야 는 전혀 틀린 뜻이고, 이런 부분이 장음을 쓰지 않는 한국인에게는 어렵다.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아니라, 습관화되기 어렵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