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아온 사진

[스크랩] 영화 "Love Letter" 따라잡기(후지이 이쓰키를 찾아서..)

dangunee 2006. 2. 23. 11:00

3년전, 늦가을에 찾아갔었던 홋가이도.

오사카부터 동경을 경유해, 삿포로까지 거의 20여시간 거쳐 기차를 타고 올라간 여행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방문했었던 제니바코의 풍경을 담고자 한다.

 

한국인의 꼽는 최고의 영화라고도 할 수 있는 영화 "Love Letter"는 크게 두군데의 도시가 메인 도시로 나온다.

 

한군데는 홋가이도의 오타루 + 근교(사실 영화에서는 그저 먼 곳이라고만 표시되었다.)와 킨키 지방의 항구도시 고베.

 

하지만, 대부분의 풍경 자체가 과거의 이야기를 회상하는 하며 오러랩되는 탓에 후지이 이쓰키(女)의 집에서 편지를 읽는 장면과 학교 생활 장면등이 중심이 된다. 물론, 오타루의 공방과 오타루 시내도 무시하지 않게 나오지만....

 

"영화속의 주인공일 수도 있지만, 참으로 아름다운 사랑을 받은 사람이다. Nakayama Miho. 이젠 한 남자의 여자가 된 그녀의 혼이 담긴 영화 Love Letter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여기서 시작된다는 사실.. 흥분이다.


삿포로 역에서 Zenibako역은 Otaru까지 가는 보통 열차를 타고 약 45분 쯤 뒤에 도착을 하게 되는 곳이다. 이곳에서 Otaru역까지는 4정거장 더 가야 한다.
이제 후지이 이쓰키(女)의 집으로 찾아가 보자."

 

 

 

"조그마한 도시. 역 앞으로 보이는 큰길과 집들 사이로 보이는 바다. 제니바코의 모습이다.
과연, 이 조그마한 역에 내가 다시 올 수 있을까?
젠장.. 이 슬픔 지워지기 전에 내 다시 오지 않을테야. "

 

찾아가고자 하는, Nakayama Miho가 열연한 후지이 이쓰키의 집으로 나왔던 반 할아버지 집으로 가는 길은 그렇게 쉽지는 않았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역앞에 있는 편의점이나, 역에서 꼭 위치를 한번 쯤 물어보고 가는 것이 좋다. 생각보다 거리에 사람이 없어, 어디 가서 물어보기도 어렵다.

 

다행히, 우체국에서 나오는 한 청년(소년?)의 도움으로 차를 얻어 타고서 반 할아버지 집에 도착 할 수가 있었다.

 

 

앞에 보았던 기차역을 등지고 큰길로 나가, 오늘쪽 길로 쭉 가다 보면, 조그마한 골목이 한군데 보인다. 조금은 허름한 골목길을 올라가면, 수퍼마켓이 있는 대로가 나온다, 길건너, 이 골목으로 올라게 되면, 바로 반 할아버지 집이 나온다. (이 골목길 거의 끝 쪽에 반 할아버지의 집이 보인다.)

 

 

"그녀의 집에 도착했다. 우체부가 노크했던 문. 비록 영화에서는 나무문이었지만.... 남자 후지이 이쓰키가 이사가기 전, 마지막으로 그 운명의 책을 건넸던 그 현관이다.
그 순간 남자아이의 마음은 매우 떨렸을 것 같다. 그 마음.. "

 

사실, 처음 이 집을 보았을 때, 그렇게 자주 보았던 영화에서의 장면도 생각나지 않았고, '정말, 이집'하고 생각이 들었었다. 영화에서는 저 철제문의 나무문이었어고, 대문앞에는 늘 편지를 주고 받았던, 그리고 이집에 왔다가 그냥 돌아가는 길에 편지를 넣어 두었던 빨간 우체통은 소품이었다는 사실...

 

그냥 그러려니, 사진이나 밖에서 몇장 찍고 가려고 했던 나에게, 농부용 장화를 신은 한 할아버지가 뭐라고 소리친다. 하긴 남의 집 앞에서 서성거리고 사진이나 찍고 있으니, 동네 사람 같으며 당장 외지인인 나에게 소리를 칠만하다.

 

그런데, 그 할아버지의 외침.

"Love Letter"

난, 느낌상, 영화 러브레터를 보고 왔느냐?라고 묻는 것 같은 할아버지의 질문을 이해해 버렸다.

"하잇!" 안되는 일본어로의 대답.

 

계속 손짓을 하며 집으로 들어오라는 할아버지. 바로 이 분이 이집의 주인장이신 반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의 안내로 집안으로 들어갔다. 내가 일본어가 안되는 까닭에 할아버지는 수많은 설명 끝에, 한국 유학생이 만든 개인 다큐멘타리를 보여주었다. 그 다큐멘타리는 영화의 장면과 실제 장소를 비교하며 보여주어서 내 오래된 기억을 새삼 떠올리게 되었다.

 

 

"영화상에는 이곳에 침대가 있었다. 지금은 소파가 있지만, 소파 옆에 액자에는 주인 아저씨인 "반 할아버지"의 손자를 안고 있는 나카야마 미호의 사진도 보인다. 영화에서는 매우 어두운 분위기였었는데, 사실 너무 밝아서 실망이었다. "

 

 

"이렇게 사진이나마 이곳에 남아 있는 그녀의 모습이 고마웠다."

 

 

할아버지는 나에게 영화의 한장면을 이 계단에서 재현해 주었다.

 

"계단에 앉아 편지를 읽던 그녀의 모습이 생각난다. 그냥 계단일 터인데.. 감히 그곳에 올라가지 못했다."

 

 

할아버지 : 사실 너를 낳고서, 너와 똑같은 이름의 나무를 한그루 심었단다.

후지이 : 이 나무? 저 나무?

 

"영화의 마지막을 수놓았던, 나무.
나카야마 미호가 이 나무를 붙잡고 한바퀴 돌았다며, "반" 할아버지는 손수 모습을 보여주었다.
옆에 서보라는 할아버지 말에 한컷 찍어보았다."

 

 

"꽤나 유명한 집인가 보다.
삿포로 지역의 안내판이 영어, 일본어, 그리고 러시아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간판.
역사적인 건물이라는 아주 중요한 안내판.."

 

 

"스미마셍~~ 스미마셍~~
와타나베 히로코의 남자친구가 여자 후지이 이쓰키를 부르기 위해 외쳤던 말.
결국, 이 창문으로 할아버지가 빼꼼히 고개를 내밀게 되는 장면."

 

 

"이 사진 한장이 집이 진짜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이 되었던 집이 맞다는 확신이 섰다.
그때까지는 조금 의아스러웠는데.. "

 

역으로 돌아가는 길은, 웬지 모를 희안한 감정이 솟았다.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이 집을 방문하는 것으로도 영화에 대한 새로운 기억이, 그리고 나에게는 추억이 깊게 박혀 있던 이곳을 잊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출처 : 블로그 > June이 전하는 여행이야기 | 글쓴이 : June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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