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렌즈속 일본

일본이 '미 위안부 결의안'을 필사적으로 저지하는 이유

dangunee 2007. 6. 17. 17:52
1.
드디어 불붙는 과거사 전쟁

일본계 미 하원 의원이 제출한 '위안부 결의안'의 채택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원들이 위안부에 강압이 없었다 는 광고를 위싱턴 포스트지 전면광고로 실어서 물의를 빚고 있다.
(관련기사: <美하원 위안부 결의안 통과 가시화>, <"美, 日 위안부 WP 왜곡광고에 격분">)

이런 기사가 뜰때마다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분노를 감출 수 없을 것이다.
'군대내 위안부가 있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당시 일본정부가 직접적으로 지시한 것은 없다'는게 일본의 요지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짓인데, 한가지 의문점은 한국 측에서 지난 수십년간 지적해와도 꿈쩍도 안하고 외면하던 일본이 왜 미국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위안부결의안'에 이처럼 필사적인 것일까. 오히려 위싱턴 포스트지에 광고를 싣고 난후 여론의 역풍으로 자초하는 꼴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
 
 그 이유는 일본의 가장 첨예한 아킬레스건인 '위안부(군대 성노예)'문제가 단순히 한국과의 문제를 떠나서, 전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이슈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히 미하원만의 결의안이 아니고 한일양국의 과거사를 둘러싼 첨예한 전쟁이 다시 불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결의안이 통과되었을때 파급력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며, 일본이 현재 필사적으로 '위안부 결의안'을 저지하려는 데는 좀더 근본적인 속내가 있다.  
 이것을 알기위해서는 일본이 성공을 향해 달려온 과거를 한번쯤 되집어 볼 필요가 있겠다.

2.
 '한국이 바라하는 일본'과 '서구가 바라보는 일본'은 다르다.

  흔한 말로 '일본'을 무시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국제적으로 한국이 바라보는 일본과 서구가 바라보는 일본의 이미지가 그만큼 다르다는 것을 반증하다. 미국이나 유럽에 사는 친구들에게 '일본'의 이미지를 물어보면, 한국에 있을때보다 그 나라에 간 후 일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한다.

 서구인들에게 일본은 이제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잡아 토요타의 렉서스를 몰고, 초밥을 즐기며, 일본의 망가와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것이 하나의 취향이 된지 오래다. 심지어 삼성도 일본기업인 줄 아는 미국인들도 꽤 된다고 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세계에 기여하는 나라 중 일본이 좋은 이미지로 수위에 올라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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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이렇게 '일본'이라는 똑같은 나라를 두고도 '한국'과 서구가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것일까.
 그것은 근대화 이후 일본이 한국과 중국의 희생을 발판으로 자신들의 번영을 누린 과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본은 지난 100년간 자신들의 과거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한국이나 중국을 대상으로 진솔한 사죄와 배상에 나서는 대신, 탈아입구(??入?) 제1무대인 서구에 자신들의 이미지를 포장하고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는데 열을 올렸다.
 일찌기 17세기 네덜란드를 통해 세계에 알려진 아리타 도자기나, 서구인상파에게 강력한 미학적 영향을 미친 우키요에(浮世?)등이 그것이었고, '싸운놈은 건놈이나 응수한 놈이나 다 죽인다'는 막부의 법도속에서 나온 죽음의 논리를 '무사도'라는 이름으로 서구에 신비주의 철학으로 팔아치우기 시작했다.
 게다가 일본은 UN 상임이사국에 들어가기 위해 한국과 중국에 협조를 요청하기 보다 동남아를 비롯한 아프리카등의 제3세계에는 ODA를 통한 경제적 원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고, 제1세계인 유럽,미국과는 경제적 동맹을 맺음과 동시에 문화적 공세로 JAPAN이라는 문화적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열심이다.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는 일본 매니아인 감독이 일본근대화를 해석한 서양인의 시선을 담아내고 있고 '킬빌'은 일본문화에 중독된 키드들의 영화적 패러디인 셈이다. 그렇게 1세기 이상을 선전해온 결과 이제는 GM을 제치고 세계제1을 넘보는 자동차 메이커 '토요타'를 비롯해서, 초밥, 스모, 애니메이션 등의 문화상품으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호기심을 넘어서 마니아까지 만들어내는 형국이 되었다. 이런 문화적 파워는 일본의 경제적 파워 이상으로 세계인에게 어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일본은 자신들이 모델로 삼을 수 있는 국가를 통해서 선진문물을 흡수함과 동시에 제1세계라는 무대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들을 포장해서 알리는 것을 주요 국가생존 전략으로 삼았다. 그 결과  일본은 19세기까지 서구에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불과 한세기만에 아시아를 대표하는 나라로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지금도 서구학자들에게 '일본사'나 '일본학' 등 일본에 우호적인 흐름을 만드는데 대한 지원에 인색하지 않고 관리를 하게 된다.  지금도 일본 주요 TV나 언론의 시선은 프랑스나 미국, 혹은 유럽문명을 향해있다.
 
 유럽에서는 일본을 부자나라(실제 생활수준과 별개)로, 미국에서는 일본문화가 고급취향의 문화(?)의 한 흐름으로 자리잡는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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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인상파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우키요에, 대표작가  가츠시카 호쿠사이의 작품
 
3. 'JAPAN'이라는 이미지의 붕괴를 저지하라
런 의미에서 이번 위안부 결의안은 그동안 중국과 일본의 주고받았던 '난징학살논쟁', 한일 과거사를 둘러싼 사죄와 배상의 문제를 뛰어 넘는 것이다.
  세계가 바라보기에 한,중,일 삼국이 역사를 둘러싸고 싸우는 것은 국지적인 문제로 치부되기 쉽지만, 이번 '위안부'문제는 '나치의 홀로코스트'와 같은 인류사적인 '전쟁범죄'와도 관계가 있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것은 '미국'이라는 세계 '제국'의 의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세계제일의 초강대국 미국의 하원에서 이루어지는 결의안은 그저 망언과 사죄를 되풀이하는 자민당의원들의 헛소리 시리즈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것은 인간의 존엄성에 관해서 동의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분노할 수 밖에 없는 선언이기도 한 것이다.(그럼 미국이 공정하냐 이런 논의는 별개로 한다)

 게다가 하원에서 그 결의안이 통과되었을때 그 파급효과는 단순히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나기 때문은 아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서구라는 무대에서 총체적으로 구축한 JAPAN이라는 이미지에 금이 가는 것을 의미한다. 토요타나 저패니메이션, 경제대국, 친절, 근면 등으로 쌓아올린 이미지가 '위안부 결의안'하나로도 충분히 나치독일에 맞먹는 추악한 검은 과거를 가진 동양의 제국으로 추락하는 것을 의미한다.  

 점점 국가 브랜드를 강화하면서 경제적 블럭을 강화하는 이 시기에 '위안부 결의안'은 일본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임이 분명하며 일본의 자민당 의원 및 보수우익들은 이 점을 모를리가 없다. 세계의 중심인 미국에서 일본이라는 나라의 브랜드 타격이 걱정되기 때문에 단순히 자민당뿐 아니라 정권교체세력이라는 민주당, 무소속 의원 45명 및 교수, 정치평론가, 언론인등이 혼연일체가 되어서  '사실'이라는 제목의 광고를 낸 것이다.

 현재 위안부 이슈중에 일본에게 문제인 것은 서구열강 중 하나인 네덜란드 사람이 들어있던 것이 문제인 것이다. 나는 일본TV로 야스쿠니 신사가 문제가 되었을때 '중국이나 한국과의 관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近隣諸?との?係はどうでもいい)며 목청을 드놉히던 한 자민당 의원의 목소리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

4.
한국과 일본의 슬픈과거를 털자면..

 기한 점은 이번 위안부 결의안을 제출한 미 의회 의원이 일본계라는 점이다. 혹자는 이것이 일본의 혼네와 타테마에라고 할지도 모르나, 혼다의원은 이번기회를 통해서 자신의 조국이 일본의 과거사를 근본적으로 정리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나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 것일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이 문화적으로 경제적으로 더욱 긴밀히 관계를 맺어가는 이때, 위안부 결의안은 일본의 진실이라는 무대로 나서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우리가 일본의 과거사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알고 있는 것과 알리는 것은 또다른 문제다.  이럴때일수록 우리는 분노하기 보다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미국을 움직이고 함께 싸우고 있는 재미교포들을 지원해야할 것이다. 또한 일본사회를 올바르게 세우고자하는 일본시민단체와도 연대해서 '역사'를 왜곡하고 망각하려는 일본정부에게 준엄한 경고를 날려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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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해외에서 위안부결의안이 통과되면 역사에 대해 무관심한 일본인들도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일본 방송은 늘 제1세계의 주요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본의든 타의든, 결의안의 통과로 일본정부가 과거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화해의 손짓을 내밀어 올때만이 한일양국의 슬픈 과거로 한단계 치유될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진실된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없는 일본인들에게 진짜로 도움이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과거사를 둘러싼 전쟁, 위안부 결의안 미 하원 통과를 주목하자. 드디어 그 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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