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렌즈속 일본

일본사람들 군것질은 뭘 할까?

dangunee 2007. 7. 4. 06:59
공부에 지친 학생들, 업무에 치이는 직장인들이 잠깐 휴식차 나와서 쉽게 먹고 가는 군것질은 뭘까? 그건 뭐니 뭐니 해도

떡볶이 순대다.

이 떡볶이 포장마차는 오피스텔 골목, 전철역, 학교 앞 어디서나 쉽게 마주칠 수 있는 한국적 풍경이다. 나도 일본에 있을때 한국 떡볶이를 왕창 먹었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소금에 찍어먹는 순대때문에 당장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얼마나 오고 싶었는지 모른다. 특히 떡볶이에 버무리 김말이는 최고다!!!
물론 한국에 체류하는 현재는 너무 많이 먹어서 아무 생각이 안난다.

거두절미하고, 한국인이 애용하는 군것질은 '떡볶이, 순대, 오뎅' 이 트리오가 되겠다.
그러면 일본인이 즐겨먹는 군것질은 뭘까.


1. 타코야끼(문어풀빵)
그 첫번째로 서울 강남역 근처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타코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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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코야키'란 문어(타코-たこ)다리를 잘라서 밀가루와 범벅한 다음 살짝 구워내는 것인데, 한국어로 하면 '문어다리 풀빵'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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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퇴근시간에 전철역을 나와보면 이렇게 '점보 타코 야끼' 포장마차가 직장인들을 반긴다.
 
가끔 딸래미를 위해서 종종 사서 집에 갔는데 대부분 딸이 자고 있어서 혼자 꾸역꾸역 먹었던 기억이 난다.

풀빵을 굽는데는 5분이면 되며 타코야끼는 막 구운 따끈 따끈한 맛에 김가루와 마요네즈, 특유의 소스를 발라 먹는데 가끔 출출할때 먹으면 일품이다.

단 그리 싼편은 아니라는 거

보통 6개들이 300엔(한화 2200원 정도)이고 더 비싼 곳도 있다.


2. 야끼소바(구운국수(?))
두번째 군것질은 바로 '야키소바'다. 야끼소바란 구운 메밀국수(?)란 뜻인데 다음 사진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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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쫄깃한 면을 우선 데쳐낸 후에 김가루와 양배추, 간장, 마요네즈 등을 쳐서 후라이팬에 구워서 내놓는 요리다.(이 사진은 야키소바와 함께 밥도 같이 볶아져 있지만 보통은 면만 있다)
당근 국물도 없다. 왜냐 야끼- 굽는 거니까. 이게 또 출출할때는 솔찮게 맛 있다는 거. 회사에서 야근할때 사다가 먹으면 일품이다. 컵라면 용으로도 제작되어서 식사 대용으로도 잘 먹는다.

3. 당고(だんご-경단)
90년대 말 당고 삼형제라는 노래가 유행할 만큼 '경단'도 빼놓을 수 없는 군것질 중 하나다.
일본어로는 당고 団子。자 아래 사진을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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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편의점에서도 쉽게 살 수 있는 경단 꼬치다. 떡에다가 엿 처럼 단 소스를 좌르르 발라서 만들었는데, 한입 베어 물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나는 이 '당고'에 관해서 한가지 잊지못할 에피소드가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학교를 다닐때 일이다.
같은 학교 일본인 여학생이 외국인인데 왜 그렇게 일본어를 잘 하냐는 질문을 해 온 것이다.
(외국에서는 7년 살아도 이 소리 듣는다....피곤하다.)
그래서 나는 한국어와 일본어가 単語 순서가 같아서 공부하기 쉽다고 했더니, 순간 그 여학생이 머리를 갸우뚱한 것이다.

団子? (당고)
単語?(탕고)

내가 単語를 고(たんご)라 하지 않고, 고(だんご)라 발음했기 때문에, 그 여학생은 한국과 일본이 당고 꿰는 순서가 같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_-;;
순식간에 나는 떡장사가 되었다.

4. 오뎅
자. 한국에만 떡볶기와 오뎅이 있을쏘냐
오뎅하면 원조 일본이 있다.
일본 편의점에 가면 따끈 따끈한 국물에 담긴 오뎅이 신선하게 팔리기를 기대하며 가지런히 자세(?)를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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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마음에 드는 오뎅을 골라서 그릇에 담아서 계산을 치루면 된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휘리릭 집에 돌아와서, 혹은 회사에서 팟팟팟 먹어주면 된다. 일본 오뎅은 비린내가 나지 않는 어묵을 주로 사용하고 부드러워서 먹는 맛이 꽤 삼삼하다. 물론 오뎅은 단순히 군것질로만 먹기에는 아까운 음식. 술안주로도 잘 나온다. 술안주로 시킨 오뎅을 한번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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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계란과 함께 가지런히 담겨져 나오는데 이걸 그냥 막 찍어 먹는게 아니라 접시에 하나씩 덜어먹는다. 술안주로도 오뎅은 강추!!다.

5. 일본붕어빵에는 붕어 들어가나요?


한국 사람들도 겨울 되면 붕어빵을 즐겨 먹는다. 붕어빵에 붕어 들어가나? 절대 안들어 간다. 그럼 일본에도 붕어빵 같은게 있나? 당연히 있다. 근데 붕어라 부르지 않는다는 것.

일본인들은 타이-たい(鯛)-'도미'를 무지하게 좋아한다. 입학, 졸업때 타이 요리를 먹는게 관습인데 그 이유는 축하한다는 말이 일본어로 '오메데또', 혹은 '메데타이'라고 하는데 이 말에 '타이'라는 것이 들어가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붕어빵을 '타이야끼'라고 하는데, 타이는 도미, 야끼는 구이.
내 회사 후배가 나보고 타이야끼를 사준다고 해서 따라가 본 날,
웬 붕어빵이 있는게 아닌가. 나는 '타이야끼'가  '타이'요리(태국요리)인 줄 알았다. -_-;

자....일본 붕어빵, 아니 타이야끼 입니다. 하나 골라 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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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국 붕어빵에 붕어 안들어가듯이 일본 타이야키에 타이 안들어갑니다.

6. 일본인들은 닭꼬치를 너무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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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도쿄도 센다기(치요다선)역 근처 시장에서 파는 닭꼬치인데, 하나에 60엔으로 싼 편이다. 여기 닭꼬치가 싼 이유는 미리 다 구워놓고 진열해놓은 다음 팔기 때문. 보통 술 먹으로 닭꼬치집에 가면 비싼데는 꽤 비싸다. 왜냐면 일본술집에서는 미리 구워놓지 않고 바로 바로 구워주기 때문이다. 대신 아주 쫄깃쫄깃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물론 퇴근길에서 이 닭꼬치를 한아름 사갈 수 있다. 일본에서도 포장마차에서 닭꼬치를 준비해 놓고 퇴근길 출출한 직장인을 유혹하기 때문이다.

<옆사진- やきとり 닭꼬치 라는 등을 달아놓고 꼬치를 팔고 있다.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포장마차중 하나>


7. 만두는 또한 라면과 궁합이 쫘악
 만두!!! 이것에 목숨 거는 것이 또 일본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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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로는 '교자'-餃子(ぎょうざ)라고 하는데 라면하고 같이 곁들여 먹어도 일품이고, 그냥 먹어도 맛이 있다. 한국의 자장면집에서 파는 야끼만두가 두껍고 기름이 많다면 일본 교자는 기름이 없고 살짝 구운 맛이 특징이다. 아래 사진 처럼 퇴근길에 take out이 가능하도록 파는 가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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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는 바와 같이 만두는 200엔, 야끼소바는 450엔이다.

8. 똑(?)...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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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이 한국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면 그건 오산. 일본에서도 떡을 먹는데, 주로 선물용으로 사서 돌린다. 아니면 지방에 다녀온 후 그 지역 특산물로 사오는 경우도 많다.
나 같은 경우는 보통 새로 이사 갔을 때 주로 떡을 사시 돌리곤 했는데, 일본 떡은 피가 얇고 부드럽고 속이 말랑말랑한 것이 특징인데, 교토에서는 이 떡 하나 가지고도 사계절에 따라 디자인을 다르게 해서 팔기도 한다.

9. 케익은 역시 조각 케익!!!
자 일본 음식만 주로 봤으니 이번에는 서양식 군것질도 한번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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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입맛을 다시고 있는 소녀는 뭘까. '페꼬짱'이라고 하는 케익 전문점 캐릭터다. 발렌타인데이, 크리스마스, 생일때 아빠라면 꼭 들러서 케익 하나는 사기 위해서 들러야 하는 곳. 역 바로 앞에 위치해서 접근성이 좋다는게 장점. 물론 대형 케익만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한국에서도 이제는 일반화 되었지만 일본에서도 조각케익은 아주 일상적인 간식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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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많은 조각케익들이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의 호주머니를 살살 노리고 있다.
신쥬쿠 등 도심에 가면 케익만 왕창 먹을 수 있는 케익 부페도 있다. 살지는 것이 두렵지 않은 사람이라면 가서 마음껏 먹고 오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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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사진에 보이듯이 생일인 경우는 이름을 새겨 주는데 한국 이름을 불러주면 틀리게 적어주곤 해서 곤란한 적이 몇번 있었다. -_-;;

10. 토산품 과자로 일본 전국을 맛본다.
일본 생활하면서 가장 괜찮다고 생각했던 풍습 중 하나가 바로 자기 고향에 가면 고향 과자를 사오는 것이었다. 일본인들은 일년에 고향을 두번 내려가는 데 한번은 8.15일 전후로 '오봉야스미'라 해서 한국에 추석처럼 고향에 내려가서 성묘도 하고 묘지도 손보고 가족친지들과 만난다. 또 한번은 연말이다. 다들 이때는 도쿄에 살던 사람도 다 고향 찾아 삼만리를 하는데, 휴가가 끝나고 돌아오면 다들 자기 지방 특산품으로 내놓은 과자나 떡, 미니케익등을 가지고 와서 회사사람들에게 돌린다. 덕분에 회사사람들은 오키나와부터 홋카이도, 큐슈까지 전국 특산 과자를 맛보는 기회를 누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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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특산품인 과자는 대부분 포장에도 신경을 써서 하나 먹는데도 시간이 걸린다. 회사의 동료 여직원은 한국에 출장을 다녀와서 한국 특산품(?)인 고추초콜렛을 사온 적도 있다. 암튼 먹을 게 많은 날은 도쿄에 상경해서 값싼 라면이나 규동으로 한끼 식사를 때우는 회사 20대 젊은이들에게는 축복이다.

11. 일본인들이 가장 군것질을 많이 하는 때는?
뭐니 뭐니 해도 '봉오도리(대보름맞이 춤?)'나 '마츠리(축제)', 불꽃놀이를 할때다

봉오도리는 여름철 동네별로 자치회에서 준비한 춤판인데 이때 되면 행사장 주변에 먹거리 포장마차가 줄을 선다. 이때 만큼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온갖 군것질 거리가 진을 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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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팥빙수가 없고 '가끼고오리(カキ氷)' 라 해서 얼음을 간 것에 단 시럽만 뿌려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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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만큼은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손에 무언가를 들고 흥겹게 축제에 빠진다. 그리고 포장마차 주인들이 한몫 단단히 잡는 계절이기도 하다. 곧 8월이 다가오면 이런 축제가 전국 마을 곳곳에서 펼쳐진다. 일본 여행을 떠나실 분들이라면 일본 동네 한 곳이라도 들러서 당그니가 위에서 언급한 군것질 거리를 직접 맛보는 것도 아주 아주 즐거운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이나 일본이나 할 것 없이
어른들의 최고의 군것질은 이것이 아니겠는가!!!.
(대신 적당히 먹어야 됨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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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들은 어떤 메뉴가 땡기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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