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렌즈속 일본

일본사람들은 왜 집을 사지 않고 월세를 살까

dangunee 2007. 8. 28. 12:29

 


일본에 살면서 한번쯤 가졌던 의문.
왜 일본사람들은 그 비싼 월세에도 불구하고 집을 사기 보다 월세를 내고 사는 사람이 많을까. (도쿄 도심의 경우 방하나에 10만엔이 넘어감)
 블로그 주인장인 나도 일본에 살면서 한국처럼 전세가 있거나 아니면 땅값이라도 상승할 기미가 있다면 집을 사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일본은 버블붕괴후 토지 가격이 10년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다를 바 없는 실정이다. 물론 도심지 중 인기가 있는 곳은 다시 조금씩 상승하고 있지만 한국처럼 서울 중심, 그리고 변두리까지 일제히 오르고 있지 않다.

일단 현재 일본의 주택사정에 대해서 알아보자

총무청 통계국이 행한 2003년 주택 토지통계조사의 따르면, 전국의 총 주택수는 5387만호, 총세대수는 4722만세대이고, 총주택수는 총세대수를 664만 웃돌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맨션등 공동주택은 전체의 40프로를 점하고 있고 1872만호, 단독주택은 56.5퍼센트인 2648만호가 됩니다. 자기집을 가진 비율은 61.2퍼센트입니다.
3대 도시권만 보자면, 공동주택의 비율은 50.8%, 자기집은 56.6% 입니다.
출처: http://taku.pporsche.biz/60/post_35.html 

* 일본 인터넷 검색결과 총무성이 발표한 가장 최신 데이타가 2003년 것임
   일본 총무청 홈페이지 : http://portal.stat.go.jp/

 이 조사를 기본으로 특히 도심권만 놓고 보자면 43퍼센트 이상의 사람들이 월세를 살고 있다는 뜻이다. 일본 국민의 거의 절반 가까이가 월세거주자란 소리다.

도쿄 변두리라면 3000만엔 정도에 집을 살 수 있다는 광고가 전봇대에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일본인들이 왜 집을 사지 않고 비싼 월세에도 버티는 지 한번 알아보자.

 


질문은 소박한 데서 시작된다.
아래는 한 여성 일본인이 질문을 한 것에서 시작된다.
(원본 출처: http://q.hatena.ne.jp/1187139671)

월세라는 거 아무 것도 남지 않는 돈이죠. 그렇다면 집을 사버리는 편이 (가치가 떨어진다 하더라도) 언젠가 자신의 소유물이 되는거니까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왜 다들 그렇게 안할까요? 또한 주택론이라는 것은 매달 얼마씩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건가요? 그리고 어떤 조건이 있나요? 직업, 연령, 가족상황등... 아무것도 모르는 단계인데, 장래 자신을 위한 것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31세 여사원입니다.

다음이 이 질문에 대한 답변들이다.

우선 전근 등이 있는 경우는 팔아도 론값도 못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주변상황이 바뀐 경우, 샀을때는 집앞이 공터였는데, 팔때는 큰 맨션이 지어졌거나 하는 경우 등.

마찬가지로, 환경이 아주 안좋게 되는 경우, 도망가려고 해도 도망칠 수 없게 됩니다. 옆이나 윗집이 시끄러운 가족이나 그런 사람들이 이사왔을때, 가까운 이웃과 어떤 이유로 트러블이 생겼을 경우등 대책이 없지요.

유지비용도 듭니다. 설비에 관한 고장이 있는 경우, 기본적으로는 집주인이 지불하게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제 경우, 급탕설비가 고장났을때 십수만엔을 집주인이 부담했습니다. 사버리면 당연히 이 돈은 자기가 내지 않으면 안됩니다. 10년이 지나면 여기저기 무리가 갑니다.

마지막으로, 지진등이 있을 경우, 보험등에 들어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다시 지어야하는 비용이 꽤 듭니다. 또한 맨션을 다시 지을때는 전 가구의 승인이 필요하기때문에 매우 복잡합니다. 최근 뉴스에서 자주 보도되고 있어서 들으신 적이 있다고 생각됩니다만. 월세라면 뭐 재빨리 다른 집으로 이사가면 그만이기때문에.
이런 까닭으로 저는 월세중심입니다.

 

사버리는 편이 좋다는 사고방식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단, 대출받을 금액과 상환 계획에 따라 다릅니다.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맨션등, 잘 찾는다면 있으니까 신중히 생각해서 구입해야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전제로 구입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착각입니다.
다들 어째서 그것을 하지 않는 것인지는, 몇가지 사고방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구입할만한 자금이 없기 (빌릴 수 없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업이나 수입, 연령에 의해 어느정도 빌릴 수 있는지 결정됩니다. 금액은 은행에 따라 다릅니다.

대충 이야기하면, 대출금의 상환액은, 대출받은 금액의 2배정도 됩니다. 빨리 갚으면 갚을 수록 금액은 적게 끝나죠. 장기간으로 갚으려고 하면, 매달 내는 금액은 적게 되지만, 전체 상환금액은 꽤 늘어납니다. 만약 흥미가 있다면 우선 은행에 가서 어느정도 빌릴 수 있는지, 어떤 상환 플랜이 있는지 자료라도 받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집을 사는 경우, 30년 정도 론을 끼지요?
예를 들면, 월세로 집을 빌리려고 하는 것을 만들어진지 30년된 곳을 빌리려고 하나요?
대부분의 사람이 이런 것은 생각하지 않죠
확실히 론을 갚고 나면 그 다음은 월세가 필요없으니까 금전면에서는 다행이지만, 집이 낡고 리폼 등 돈이 듭니다. 게다가 한 곳에서 30년 살 수 있을지 없을지 애매하지 않습니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초기계약금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초기계약금이 없는 물건도 있지만 질이 꽤 안좋은 경우이며, 월세라면 초기비용 50만엔 정도로 자유롭게 좋은 방을 고를 수 있습니다.

 

자기 집 하고 월세, 어느쪽이 이득인지는 영원히 문제가 되는 주제죠.
어떤 것이든 위험부담이 따르는 법입니다만, 집 처럼 비싼 물건은 옆에 이상한 사람이 살았을때 간단하게 이사할 수 없거나,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누출이나 대지진의 위험도 높고, 인구가 줄고 있으니까 먼 시야로 보면 부동산가격은 떨어질 것입니다. 게다가 세금이라는 명목으로 월세를 나라에 계속 내게 됩니다. 그리고 단독주택의 경우는 유지비가 의외로 드는 법입니다. 맨션이라면 수선비의 적립등으로 비교적 싸게 끝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현금으로 사라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사도 되지만, 론으로 사는 사람의 심리가 이해불가능 합니다.(ㅎ.ㅎ)

 

역시, 사버리면 그곳에 영주까지는 안가더라도, 꽤 긴 시간을 살게 되는 거죠.
부모 도움이 필요해지거나, 전근발령이 나거나, 여러가지를 생각해야하지 않을까요.
그때는 그때고, 구입한 물건은 월세를 놓거나 하는게 불가능한것도 아니지만, 관리가 귀찮습니다. 어느정도 주변 정리가 되기까지는 월세로 언제라도 이사할 수 있는 자유로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 도중에 상환이 어렵게 될 경우 곤란
  월세라면 매달 10만엔 내다가 7만엔하는 곳으로 이사하는게 가능하지만, 사버리면 그렇게 할 수가 없죠.

* 고액의 초기 계약금의 부족.
  수백만엔에 달하는 초기 계약금을 저축하는게 힘듭니다.

* 간단하게 사는 곳을 바꿀 수 없다.
  그 장소에서 영주할지 안할지. 월세라면 전근에 맞춰서 이사하거나 주위환경이나 기분에 따라 비교적 간단하게 살 수 있는 곳을 바꾸는 것이 가능합니다. 집을 사버리면 가까운 곳에 쓰레기가 가득찬 집이 있더라도 참고 살지 않으면 않되죠

 

나중에, 이사할 일이 있거나 집을 팔 가능성이 없다면 사는 쪽이 좋습니다. 다만 되도록이면 론 기간을 짧게 해서, 그리고 대출금 갚는 기간을 짧게 해서 이자내는 것을 되도록이면 줄일 수 있는 궁리를 해야합니다. 이것은 저축금리가 최근 올랐다 해도 론의 금리쪽이 더 비싸기 때문에 여유자금을 저축하는 것보다 대출금 원금상환분을 줄이는 것이 실질적으로 유리하기때문이죠.

구입할 때도 되도록이면 초기계약금을 많이 해두면 편이 좋습니다.
제 경우는 집 구입자금의 1/3 정도를 초기계약금으로 해서 론을 짜고, 주식을 운용했던 돈으로 25년 론을 8년정도에 다 갚았습니다. 주식하고 상환금리로 덕을 본 만큼 실질적으로 절반의 금액으로 구입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후 이사하게 되어서 매각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매각액이 구입가격의 반으로 떨어져있더군요. 실질적으로 입주하고 있던 월세를 생각하면 똔똔입니다.
이사하는 곳의 물건도 당연히 같은 수준으로 떨어져 있어서 커다란 문제는 안되었습니다만,어쨌거나 이사 (다시 사는 것)의 위험이나 론 상환 계획을 면밀하게 검토해서 결론을 내야할 문제입니다.

 

전근족은 집을 살 수가 없습니다.
http://www.ten-map.com/
또한 뭔가 미래에 미확정요소가 있는 경우도 살 수 없죠
예를 들면,
1. 부모랑 같이 사는 경우
2. 결혼할 상대와 앞으로 잘 해갈 수 있을지 없을 지 등등

 

단독주택이나 분양맨션을 손에 넣는다 하더라도
고정자산세나 관리비가 드니까 결국은 (월세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 저도 공단 단지에서 삽니다.
2명의 아이들도 적지 않은 돈이 드니까 론을 끼고 리스크를 부담하면서까지 구입하는 게 좋은 건지, 지금 생각중입니다.

* 공단 단지란 대규모 맨션을 민간과 달리 중개료나 사례금 없이 빌려주는 곳.

 

내가 살았던 공단 公団住宅

■ 사지 않는 이유
    (1) 집은 보통 사람이 우선 일생에 한번인 쇼핑
    (2) 근처 이웃과의 관계가 귀찮음
    (3) 트러블이 있어도 이사하기 힘들다
    (4) 회사 주택 보조금이 있다
    (5) 역앞 편리한 곳이 좋은데, 월세라면 빌릴 수 있으나 사면 비쌈
    (6) 전근이나 결혼할 때, 처분이 곤란해짐
    (7) 맨션이나 단독주택 중 어디가 좋은 지 판단하기 어려움
    (8) 임대맨션이라면 보수 등을 전부 알아서 해줌 (집주인이 제대로 된 사람인 경우)
    (9) 맨션의 수명은 30년 정도로 20년 지난 시점부터 엄청 팔 기분이 안 나는 금액이 됨

■ 주택 론
  (1) 고정금리, 변동금리 중 고를 수 있습니다.
        맨션등의 모델하우스를 보러 가면 무료로 계산해줍니다.

 

자기집이냐 월세냐 어느쪽이 이득일까, 하는 것은 인터넷상에서도 다양한 분들이 써주시고 계십니다. 궁극적으로는 리스크를 떠안을까 말까 하는 것이 됩니다.
확실히 경제가 좋고 성장하던 시기는 장기 론을 껴도 토지 가격의 상승, 연봉의 상승, 인플레이션에 의해 상대적인 부담이 적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토지 가격이 장소에 따라 다르지만 결코 오르지 않고 있고, 론을 낀다고 해도 종신고용에 의해 안정된 연수입이 보장되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 미국에서 [서브프라임론] 문제가 일어나서, 일본 주식까지 크게 내려가고 있는 형편인데, 이것은 저소득자용 주택론을 갚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론을 갚지 못하는 경우, 집을 팔아도 다 못갚고, 론이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원하는 주거환경 조건이 바뀌는데 어떻게 대응할것인가.
혼자라면 통근이나 노는데 편한 곳을 고르기 쉽겠지만, 결혼하면 양쪽 다 통근에 신경쓰지 않으면 안됩니다. 자신, 배우자의 전근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교육환경이 문제가 됩니다. 학교가 가까운지, 놀이터는 있는지.
고령자가 된 경우는 차를 쓰지 않아도 될 곳에, 쇼핑이나 병원 등의 설비가 있는지 없는지가 걸립니다.
최종적으로는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 라이프 플랜]을 곰곰히 따져본 후에 각각의 결론을 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주택 론은 일반적으로 35년정도로 할 수 있습니다.
2000만엔을 35년 론으로 사게 되면, 금리를 약 3퍼센트로 했을때, 월 8만엔 조금. 갚는 총액은 3200만엔을 넘습니다. 시물레이션도 있습니다.
http://www.hownes.com/loan/sim/index.html

정리하자면

 지난 10년간 극심한 디플레이션을 겪었던 일본인들로서는 집을 사도 별 메리트가 없다는 것이 이미 공론화되어 있다는 점이겠다.
 한국처럼 집을 사면 집이 낡아도 땅값은 오른다거나 아니면 전세를 끼고 사서 이자부담을 줄이고, 나중에 다시 되팔아서 더 좋은 아파트로 간다거나 하는 시스템이 전혀 아니라는 말씀. 집을 사서 나중에 되팔았을때 절반의 가격이라면 집을 가지고 있을때 장점보다 단점을 먼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 대표적인 예로 요즘 일본젊은이들의 특성상 이웃들과 교제를 하는 것을 매우 귀찮아 하므로 이웃중에 소란스럽거나 이상한 사람이 살게 되면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이사를 택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과 다른 점은 지진의 위험을 빼놓을 수 가 없다.
일본의 맨션(한국의 아파트에 해당)은 철근콘크리트로 지어지지만, 단독주택의 경우는 대부분 목조로 지어진다. 따라서 대규모 강진이 발생했을 경우 어렵게 론을 끼고 산 주택이 무너질 위험도 있고 나중에 다시 지으려고 해도 만만치 않은 돈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현재 미국 경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 - 비우량 담보대출의 부실화로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일본 경제가 90년대 들어서 골병이 든 것이 부동산을 담보로 엄청난 대출을 해주었던 버블이 붕괴했기 때문이다.  이런 기억과 함께 현재 일본을 짓누르고 있는 엄청난 부채로 인해 일본국민들도 앞날이 어떻게 될 지 섣불리 장담을 못하는 분위기도 한몫한다고 본다.
실제로 일본사람들은 버블 붕괴전까지는 자기집을 갖고자 하는 경향이 많았으나, 땅값이 폭락하면서 자산가치를 바랄 수 없어서 국토교통성도 임대주택정책을 보다 중시하게 되었다.  

실제로  지난 6월 말 기준 일본의 국가 부채가 3월 말보다 0.3% 증가한 836조 5천213억 엔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재무성이 25일 밝혔다. 이는 일본 국민 1인당 655만 엔에 해당하는 금액인데(연합뉴스 8-25 일부 발췌) , 이런 경제적 불확실성속에서 집을 산다는 게 일반적인 일본 국민으로서는 부담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쨌거나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여전히 청약열풍이 부는 현재, 한국도 집값이 하락할때 계속 상승할지 두고봐야겠으나, 국민소득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주택가격은 국민들의 삶을 짓누르는 커다란 족쇄가 아닐 수 없다.
그래도 '평생 월세'냐 '30년 론으로 자기집 구입이냐' 하는 두가지 선택밖에 없는 일본보다 자유로운 이사 등의 장점을 가진 '전세'라도 한국에 있는게 다행인지 아닌지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사진

 


사실 월세도 가격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6-7만엔이라면 토쿄에서 이렇게 낡고 방하나 정도의 집에서 살아야한다. 

 


  개인주택이라고 해서 큰 것은 아니다. 보통은 주차장을 이렇게 두고 있다.

 


   이런 맨션도 분양받아서 살 수가 있다. 사고 난 뒤 다시 다른 사람에게 월세를 주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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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현재 교토에 있는 일본강제징용 동포마을 우토로에 대해서 관심을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일제시대 징용으로 끌려간뒤 버려진 땅에서 재일교포들이 삶을 일구었던 곳이 현재 소유권이 없다는 이유로 강제철거될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아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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