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렌즈속 일본

'후쿠다 야스오'씨가 총리가 되면 한국에 과연 득일까

dangunee 2007. 9. 15. 04:37
1. 후쿠다가 급부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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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일본총리가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이 될 가능성이 급속히 높아졌다.

日 차기 총리 후쿠다 확실(관련기사)

이에 따라 한국언론도 그동안 고이즈미 전 수상때부터 대립해오던 한일양국의 대치상태가 좀더 유화모드로 들어감은 물론, 북일수교도 해빙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다.

북한 납치문제로 급부상한 아베 신조 총리가 갑작스런 사임 후 원래 각본대로라면 '아소 타로' 자민당 간사장 순으로 돌아가야할 총리자리가 왜 갑자기 '후쿠다 야스오'에게 돌아가게 되었을까.

근데 후쿠다 야스오가 누구지? 이건 일단 나중에 다시 언급하도록 하자.

2. 아베 신조가 총리가 된 이유

여기서 잠깐 최근 일본 정치의 흐름을 간단히 짚어보도록 하자.
고이즈미가 2001년~2006년 제87, 88, 89대 일본 총리로 장수하면서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을때, 대외적으로는 두가지 문제가 크게 부상했다.

하나는 한국과 중국의 커다란 반발을 샀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강행,
또 하나는 북일정상회담 후 발생한 '일본인 납치 문제'가 그것이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문제는 더 말할 나위도 없이
해마다 한국과 중국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왔지만,
그러나 그때마다 일본내 우익은 고이즈미를 중심으로 결집해오며
평화헌법 개정, 자위대 파병, 새로운 역사교과서 만들기 등 그동안 우익의 염원이었던 것을 차례차례 실현시켜 나가고 있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가 발생한 후로 일본사회에서는 북한을 혐오하는 분위기가 사회전반에 확산되었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저녁뉴스를 틀면 진보적이라는 평을 듣는 아사히 티브이도 북한 관련 뉴스로 한동안 도배를 한 적도 많았으며, 6자회담 등이 있을때면 끊임없이 일본인 납치문제를 의제로 삼아서 북한과 미국의 핵문제 협상에서 왕따를 당하기 일수였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는 물론 국가적 범죄다)

이런 가운데 급부상한 인물이 바로 '아베 신조'다.
아베신조는 일본 내 북한때리기 열풍속에서 납치문제 해결을 지속적으로 요구,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웠고, 이로 인해 고이즈미 이후 차기 총리를 거머� 수 있는 탄탄한 배경이 되었다.

사실 아베는 고이즈미의 우산아래서 자민당 간사장 등 요직을 거쳤고, 어떻게 보면 고미즈미의 후광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베는 '온실속의 화초'처럼 아버지가 잘 가꿔준 지역구를 물려받고 납치문제 하나로 일본수상에 오른 사람으로 취임부터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시 되던 사람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정부내 요직에 있던 사람들의 부정부패 및 국민생활과 동떨어진 '아름다운 나라'라는 허울아래 헌법개정 등 우파이념 중심의 정치운영으로 결국 7.29일 참의원선거에서 참패 가장 짧은 기간 총리를 엮임한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되었다.

게다가 그만둔 타이밍도 무책임하다고 하는 여론이 70프로를 육박하는 등, 애당초 총리가 되지 말아야할 사람이 되었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3. 아소 타로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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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베의 몰락은 차기 총리를 노리고 있던 '아소 다로'에게는 이게 웬 떡이냐 할 정도로 기회로 다가왔다. 아베 정권 때 외상을 하면서 '일제시대 창씨개명은 조선사람이 원해서 한 것이다'라고 망언을 일삼던 인물로, 현 자민당 간사장이기도 한 이 인물. 일본정치를 잘 모르는 한국인들도 참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는 것은 안다.

아소 가문은 일제시대 조선인 징용자를 끌고가서 노역시킨 악명 높은 '아소탄광'을 가업으로 가진 곳으로, 아소 타로는 전후 일본정치를 설계한 '요시다 시게루'의 외손자이기도 하다.

아소는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아베가 사임한 후 순간 아소가 총리가 될 확률이 높다는 소문이 돌면서 '애니메이션 관련 업계 주가'가 일순 뛰었다는 웃지못할 기사가 떴는데, 한 일본 네티즌은 '만화같은 정치판에 진짜 만화같은 정치가가 드디어 등장하겠군'이라고 혹평을 하기도 했다. 현재 야후 게시판에서 아소 타로의 인기는 별 5개 중 2개에 불과할 정도로 낮다.

4. 그런데 왜 갑자기 후쿠다가 떴냐

후쿠다 야스오는 모리 총리때부터 관방장관을 역임했던 인물로
고이즈미 총리때도 같은 자리에서 잘 보필하며 2004년 연금미납문제로 사퇴할 때까지 재임기간 1,289일의 역대 최장수 관방장관으로 명성을 날렸다.
(모리총리가 누구냐고? 일본은 신의 나라네 어쩌네 하면서 일본 정치를 망친 인물 중 하나인데, 재임기간 일본 주가는 거듭 폭락을 거듭해 결국 물러난 인물)

 특히 입이 무겁고, 신중해서 어떤 의미에서 보면 과거 일본을 통치한 '다이묘'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고이즈미가 쇼맨십과 국민들이 알아듣기 쉬운 언술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고, 아베가 도련님 정치를 했다면 후쿠다는 묵묵히 주군을 보필하면서 사람들을 관리하는 인상을 준다.

 관방장관으로는 인기가 있었지만, 고이즈미 이후 총리 후보로도 거론되다가 아베로 낙점이 되었듯이 자민당 내에서는 총리후보로는 약하다는 인상을 가졌던 후쿠다가 왜 이 시점에서 갑자기 부상을 했을까

 그것은  '자민당'내의 위기의식이 그만큼 팽배하다는 증거다. 자민당의 위기의식이란 이대로 가다가는 중의원 선거에서도 패배하여, 민주당에게 정권을 넘겨줄 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는 바로 현재 민주당 당수를 맡고 있는 '오자와 이치로'를 빼놓을 수가 없다.


5. 오자와 이치로는 또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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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자유당과 민주당이 합체(?)하여 자유민주당으로 보수대연합을 이룬 일본 보수세력은 일당독재를 40년 가깝게 하다가 1993년 싱겁게 몰락하고 만다.
그 핵심에는 바로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자민당 권력의 핵심에 있던 '오자와'가 있다.

40대에 자민당 간사장이 된 그는 총리후보가 될 사람들을 불러다가 심사를 할 정도로 파워를 가졌다. 당시 일본에서 총리는 얼굴마담에 불과하고 실세는 따로 있다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내부 정치투쟁에 실패하자 소속 의원 30명을 끌고 탈당, 다른 정당과 연합 새로운 정권을 탄생시킨다. 자민당 실세였던 그가 자민당 일당 독재가 싱겁게 막을 내린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러자 94년 6월 자민당은 다시 사회당과 합체(?)를 하여 다시 정권을 되찾아오는 수고를 했다. 사실 이건 우리나라로 치면 한나라당과 민노당이 합체한 거랑 똑같은 건데, 어쨌거나 그 덕에 무라야마 사회당 당수가 일본총리가 되는 한판 쑈까지 펼쳐지게 된다.
(무라야마 총리는 총리 개인자격으로 처음 한국에 식민지 지배 사과를 한 인물이다)  

어쨌든 풍운아 '오자와'는 그후 군소야당을 떠돌다가 2003년 민주당과 합당을 하면서 정국의 핵으로 등장한다. 사실 민주당은 그 동안 국민들에게 정권교체를 맡길 만큼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했다.
 오자와의 진가가 발휘된 것은 칸 나오토 당수가 연금문제로 탈락하고, 그 후 두명의 당수가 교체된 후부터다. 빈사상태에 빠진 민주당을 접수, 지난 7월 참의원 선거때 압도적으로 자민당을 누름으로서 화려한 부활을 한다.

지난번 일본시민운동가들을 만났을때, 내가 물었던 것은 이번 참의원 선거는 '오자와가 잘해서 그런거냐, 아니면 아베가 못해서 그런거냐'라고 물었는데, 대답은 '아베 내각의 총체적 부실과 실정'의 반사이익이 크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자와'의 전략과 무게감이 없었다면 자민당을 압도할 만큼 참의원 의석을 획득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동안 무수한 자민당의 실책에서 그 표가 민주당으로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원래 우파였던 오자와는 아베총리와 자위대 문제 등 사사건건 대립각을 키우면서 아베를 사임으로 내몰았고, 내친김에 총선거를 통해서 정권교체을 꿈을 키우고 있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모리나 고이즈미 등 일본 정계의 OB들이 보기에 아무래도 '아소 다로'는 외교로 보나, 가벼운 입으로 보나 '오자와'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직감했고, 대다수 의원들도 동감을 한 모양이다.
 즉, '아소'를 대신에서 '자민당 전체를 잘 조정하고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외교에서 불필요한 잡음을 줄이는 안전빵'으로 '후쿠다 야스오를 선택한 것이다.


6. 일본 정권교체 될까 

 만약 아소가 총리가 되었다면 일본 정부내에 우익적 색채는 더욱 강해졌겠지만, 자민당의 수명은 더 짧아졌을지도 모른다. 한국사람이 보기에 '그놈이 그놈이겠지만' 참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중의원'까지 장악하게 된다면 일본역사상 처음으로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쿠다 야스오가 총리가 되어서 여러파벌로 뒤섞인 자민당을 잘 조정하고, 아시아외교 등을 잘 마무리하면 의외로 일본정치가 안정화되어, 개혁의 요구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내에도 물론 개헌파도 많고, '자민당' 우파에 못지않은 우익인사도 많다. 그러나 '호헌세력'이나 '시민운동가'나 '사민당'출신도 꽤 많은 것을 보면 '자민당'보다는 나을 것이다.

어차피 다 썩었다 해도 물은 한번은 갈 필요가 있다.

정권교체를 둘러싼 일본정치는 이제 '후쿠다'선수 등장으로 '제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후쿠다 야스오로 인해 대아시아 정책, 북일 수교의 해빙 등의 기대감이 보이는 이때, 그의 능력으로 자민당이 정권연장에 성공하게 된다면, 그것이 꼭 한국에 득이 될 것인지는 꼼꼼히 따져봐야한다.

일본 총리가 누가 되느냐 보다, 일본사회 자체가 좀더 민주적으로 교체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긴 시각에서 보면 더 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ps. 후쿠타 야스오 씨에 대한 일네티즌 평

자민당에서 가장 정상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자민당은 전원낙제!!

결국 무너질거 같은 자신들 조직을 지키고, 기득권을 지켜, 부패한 관료 시스템을 지키는 것에 전력을 다할 것이니까.

총리가 되면 마지막 꽃

<국회 해산 후 총선거>

라는 커다란 꽃을 피우고, 여생을 보내세요.
 - searchmaton

후쿠다씨의 야후 게시판 평을 보고 싶다면...아래 주소로.(일본어임 -_-)
http://seiji.yahoo.co.jp/giin/jimin/0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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